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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사

[디·퍼] ‘유령수술’ 정말 있었나…피해자 있는데 가해자는?

[디·퍼] ‘유령수술’ 정말 있었나…피해자 있는데 가해자는?


KBS 정재우 기자

 


#평소 본인의 사각턱이 콤플렉스였던 A씨. 그는 지난 2013년 8월 강남 ㄱ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수술을 받았다. ㄱ성형외과가 인터넷과 잡지에서 워낙 잘 알려져있던 터라 부작용 걱정을 덜고 수술을 결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한 지 1년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뺨 한 쪽에 감각이 없다. 병원에서는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감각이 돌아온다고 했지만 감각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입 안쪽 수술부위는 아직도 튀어나와 있어 음식을 제대로 씹기 힘들다. 먹다가 음식이 밖으로 새기도 한다. 


A씨를 정말 화나게 하는 것은 A씨가 수술하기로 한 의사를 상담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ㄱ성형외과가 안면윤곽술 전문의이자 스타 의사라고 소개했던 B씨는 수술 전 상담을 했을 뿐, 수술 당일 수술실에서조차 만나지 못했다. 전문의가 오기 전 전신마취에 들어가 수술이 진행됐고, 깨어난 후에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이후 ㄱ성형외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유령수술 문제가 확대되면서 A씨 본인도 유령수술 피해자가 아닌가 의심하게 됐다. 결국 의사협회에 문의한 끝에 의사협회로부터 A씨를 수술한 의사 등이 양심선언을 했고, 본인이 유령수술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유령수술 피해자를 찾습니다” 


소비자시민모임과 환자단체연합회가 발족한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는 오늘(17일) 기자회견을 통해 A씨같은 피해자를 만들고 있는 '유령수술' 근절을 위한 정부의 조치와 검찰 등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유령수술이 성행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유령수술은 당초 수술을 집도하기로 약속했던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집도하는 수술을 일컫는다. 전신마취제를 투여한 후 의사를 바꾸기 때문에 환자가 유령에게 수술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서 ‘유령수술’이라고 부르고 있다.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는 또 홈페이지(http://www.ghostdoctor.org)를 개설해 A씨와 같은 또다른 유령수술 피해자를 모집한다. 유령수술 피해자들이 많아질 경우 집단 민사소송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5개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9명의 피해자가 유령수술을 받았다며 피해사례를 접수했다. 



◆ 유령수술 정말 있었나… 현재 검찰 수사 중 


ㄱ성형외과에서 실제 유령수술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성형외과의사회와 피해자 등의 고소·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유령수술로 불리는 불법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본격 수사에 나선 검찰은 유령수술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해 현재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유령수술 뿐 아니라 무면허 진료, 면허 대여, 탈세 등 다른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ㄱ성형외과는 유령수술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지난 11일 성형외과의사회를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