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대리수술은 사기·살인미수…제도적 감시 발등의 불”

 

ㆍ수술실명제·CCTV 자율설치안 권고 수준 그쳐
ㆍ“증거 부족” 환자 피해여부도 자각하기 어려워

2015-03-11 경향신문 신민우 기자

 

지난해 성형외과 병·의원에서 이뤄지던 ‘대리수술’실태가 폭로되면서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대리수술이란 환자동의 없이 집도의를 바꾸는 행위다. 대한성형외과 의사회 김선웅 법제이사는 “환자에게 알리지 않고 집도의를 바꾸는 것은 명백한 사기”라며 “수술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리수술로 인한 인명피해는 의료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졌던 대리수술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13년 12월 강남 그랜드성형외과병원에서 수술 받은 여고생이 사망한 뒤다. 이후 성형외과 의사회는 이 병원 대표원장을 회원직에서 제명했고 소속원장 7명을 고발했다.

하지만 대리수술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1999년 모 대학의료원장이 특진비를 받고도 다른 의사에게 수술시킨 일이 적발됐고 시민단체를 통해 비슷한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의료사고가족연합회 이진열 회장은 “특진비를 내고도 다른 의사에게 수술 받았다는 제보는 성형외과가 아닌 분야에서도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수술이 주로 이뤄진 분야는 성형외과다. 의사회는 최근 6년(2008~2014년)간 약 10만건의 대리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수술은 2008년 성형외과 광고규제가 풀리면서 성행하기 시작했다. 병원인지도가 환자숫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성형외과에서 광고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대리수술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의사회는 제도적 감시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대리수술규제·처벌관련 법적근거가 미비하다.

대리수술피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1일 관련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실효성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내용인 수술실실명제, CCTV자율설치방안이 권고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환자피해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성형외과에서는 대리수술을 숨기기 위해 대리의사에게 대표원장과 비슷한 안경을 지급, 얼굴을 가리거나 국소마취만 해도 되는 환자에게까지 수면마취를 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관계자는 “성형수술중재요청은 계속 들어오지만 대리수술문의는 거의 없다”며 “증거가 부족하고 자신이 대리수술피해자라고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1983년 뉴저지대법원이 대리수술을 사기·상해·살인미수로 규정한 뒤로 비슷한 사건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대리수술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의사들의 도덕성이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환자들에게 있다. 대리수술을 만든 것은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집착이다. 이제 외모로 인격을 판단하는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출처 : 경향신문]

 

 

 

 

 

 

Posted by 유령수술감시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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